누구에게나 건강했던 젊은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. 물론 어려서 골골했던 사람도 있겠지만 나이가 들면서 예전같지 않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.
한의원에 있으면 가끔 이런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계시다. 내가 왕년엔 감기 한번 안 걸렸었고 병원 한번 안 가봤다고. 내가 이렇게 아플 사람이 아니라고…. 하지만 세월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법. 미안한 이야기지만 이 세상에 살고 있는 한 나이가 먹고 몸은 쇠하기 마련이다. 본인의 몸이 백년, 천년 강철이라고 생각하고 세월을 부정한다면 몸이 안 좋아 지면서 정신적으로도 힘들어 지게 된다.
자연적으로 오는 현상을 받아들이는 것도 치료의 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. 고장나면 고치면 되고 기름이 떨어지면 기름을 보충하면 된다. 원래만큼은 안되겠지만 힘든 것을 조금 감수하면서 나이를 인식하는 것이 같은 질병이라도 덜 힘들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.
나도 아직은 젊어서 특별한 병 없이 살아가고 있지만 내일 당장이라도 뜻하지 않는 질환을 앓을 수 있을 것이다. 처음엔 인정하기 싫겠지만 이 세상에서 나만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.
살면서 감기 한번 안 걸린 사람이 처음으로 감기에 걸렸다면, 혹은 뜻하지 않은 당뇨병,고혈압 진단을 받았다면 ‘나도 이제 닦고 조이고 기름칠 할 때가 왔나 보구나’ 생각하자. 예전보다 좀 더 신경을 쓰고 몸을 살피면서 보호하면 예전에 비해 90% 혹은 50%의 몸 상태라 할지라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.
다시 한번 죄송한 이야기지만 병원에 와서 ‘왕년에’ 건강했었던 말씀만 하지 말고 현재의 나를 이야기하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 보면서 올해도 건강한 한 해를 보내기를 바란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