지난 주말엔 메모리얼데이 연휴로 많은 사람들이 야외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을 것입니다. 그런데 갑작스러운 한여름 태양열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더위와 땀으로 고생을 하였을 것입니다. 필자 역시 워싱턴 DC에서 퍼레이드를 보고 있던 중 앞에 있던 사람이 더위에 지쳤는지 머리와 등에 물을 마구 뿌리며 그것도 모자라 웃옷을 찢는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. 좀 과격하긴 했지만 몸이 견딜 수 없을 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.
이른바 더위를 먹으면 나타나는 이런 현상은 때로는 의식이 없어질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이르기도 합니다. 더위를 먹는 것은 한자로 中暑(중서)라고 하는데 이는 여름을 정통으로 맞았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.
우리 몸은 추위나 더위 등의 외부환경 변화에 땀구멍의 수축과 이완으로 체온을 조절하고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 기능이 있습니다. 근데 계속되는 더위와 직사광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그 조절기능을 상실해 몸의 다른 기능도 작동을 멈추어 심각한 상태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.
약한 증상으로는 두통과 무기력, 입맛저하, 어지러움 등이 있으나 심할 경우에는 구토와 설사, 복통 그리고 실신까지 일어날 수 있으므로 조심하여야 합니다. 특히 몸안에 열이 많고 약한 증상에 민감하지 못한 아이들은 한순간에 실신까지 가는 경우도 있으므로 더운 날 야외활동을 할 때는 한순간도 아이들에게서 눈을 떼면 안될 것입니다.
일단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시원한 그늘로 옮기고 의식이 있으면 물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하고, 물을 먹을 수 없는 상태라면 입술을 살짝 적셔주고 젖은 수건 등을 이용해 몸을 닦아주는데 너무 찬물을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.
심하지 않은 경우는 곧 회복되긴도 하지만 더위 먹은 후 며칠 몇 주가 지나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. 이때는 이미 몸안까지 더위로 인한 손상이 있는 것이므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며 한약으로 음이 고갈된 부분을 보충해주며 원기를 회복시켜야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. 앞으로 본격적으로 다가오는 더위에 건강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.